당근의 '내근처' 서비스를 뜯어보면서
이건 왜 이렇게 했을까? 하고 궁금했던 부분들이 몇 가지 있었다.
나보다 인원수도, 기획 경험도, 고려할 사항도 많은 분들이 만들었으니 무언가의 이유가 있겠지 라고 생각했다.
기획을 한창 공부중인 내가 봤을 때에도 갸우뚱 할 수 있는 부분인데
전문가들이 모르고 지나쳤을 리가 없지 않을까? 라는 생각이다.
그래서 그들이 이렇게 할 수 밖에 없었던 이유를 한번 생각해보기로 했다.
1. 왜 카테고리를 개인화하지 않았을까?
당근에는 약 18개 (쿠폰을 제외하면 17개, 일부 지역의 경우 전문가 카테고리가 신설됨) 의 카테고리가 존재하며,
이들의 위치는 고정되어있다.
이들 중 최초 노출되는 카테고리 수는 11개 (동네쿠폰 제외시 실 노출은 10개) 이며, 그 외 7개의 카테고리는 더보기 버튼을 클릭하여
Expand 방식으로 추가된다.
그렇다면 접히는 카테고리를 주로 활용하는 사용자는 접히지 않는 카테고리를 주로 사용하는 사용자보다 더 많은 동작을 소비해야 원하는 항목에 도달 할 수 있다는 말이다.
접히는 항목들이 일상에서 자주 찾는 항목들은 아니긴 하지만 (청소, 세탁소, 취미, 학원, 육아, 병원/약국, 반려동물)
그 중에서도 취미의 경우 원데이 클래스 등의 성행으로 이것저것 배워보고자 하는 니즈도 있으므로 메이저하지 않을까? 라고 생각했다.
그렇다면 왜 당근은 카테고리를 고정시켰을까?
1-1. 모든 항목의 변화는 혼란을 야기할 수도 있다.
'내근처' 탭의 카테고리를 제외한 각 테마별 업체 소식글들의 위치는 주기적으로 변한다.
즉, 내근처 탭에서 카테고리 마저 변한다면 말 그대로 시시각각 변화무쌍한 화면이 되는 것이다.
사용자 입장에서는 매번 낯설다고 느낄 수도 있을 것 같다.
그리고 동네, 지역을 강조하는 당근 입장에서 '낯선 화면' 은 상극이라고 볼 수도 있겠다.
1-2. 돈을 받는 광고가 아니므로 개인정보를 활용하지 않았다.
당근의 중고거래 피드, 검색 화면에서 노출되는 광고에서는 유저의 당근 내 활동 이력이 영향을 끼친다.
내가 자주 본 카테고리와 연관된 광고가 자주 노출되는 방식이다.
당근 광고의 경우, 클릭 당 비용이 발생하여 수익을 얻는 구조이다.
그러므로 클릭률을 높이는 것이 곧 당근의 수익과 직결되고, 유저의 활동기록을 사용하여 각 개인에게 최적화된 광고를 제공한다.
하지만 내근처 탭에서는 일절 수익이 발생하지 않는다.
수익성이 발생하지 않으므로 굳이 개인화 하는데 들어가는 리소스를 부담할 필요가 없을 수도 있다고 생각했다.
'물론 하면 좋지, 근데 단가가 맞아?' 라는 느낌이다.
1-3. 개인화의 기준이 애매하다.
유저의 개인정보를 활용한다면 (성별, 연령) 각 연령대별 성별의 유저들이 자주 찾는 항목 순서별로 정렬이 가능하고,
유저의 활동기록을 사용한다면 유저의 카테고리별 방문 빈도순으로 정렬 할 수도 있다.
하지만 당근의 경우 성별, 연령을 받아올 수 있는 본인인증이 필수가 아니므로 단순한 가정이다.
개인정보를 활용하는 경우,
모든 유저가 해당 기준에 맞는 (해당 유저의 성별과 연령대의 빈도순) 니즈를 가진다고 장담할 수 없다.
예를 들어,
20대 남성의 방문 빈도수가 음식점 - 운동 - 카페 ... - 뷰티샵 이라고 가정했을 때,
뷰티샵을 자주 찾는 20대 남성이 존재할 가능성도, 그 사용자가 이러한 카테고리 구성에 불편함을 느낄 가능성도 존재한다.
활동기록을 활용하는 경우,
방문 빈도수에 따른 카테고리 재정렬 시기가 애매해진다.
재정렬을 실시간으로 반영한다고 가정하면,
초기 사용자는 재방문시 기존에 자신이 방문했던 카테고리의 위치에 다른 카테고리가 위치해있음을 보고 당황할 것이다.
모든 방문수가 0인 초기 상태에서는 단 한번의 방문만으로도 맨 앞에 정렬될 것이기 때문이다.
그와 연결되어, 다양한 카테고리를 방문하게 될 경우 즉각적인 위치 변동으로 인해 혼란을 겪을 가능성 역시 존재한다.
재정렬을 특정 주기 (주, 혹은 월 단위)로 반영한다고 가정하면,
1. 만약 현재 카테고리 구성에 불편함을 느끼고 있다면 다음 반영시까지 지속된 불편함을 느껴야 한다.
2. 주기가 길어질수록 사용자의 현재 관심사 반영이 어려울 수 있다. (관심사가 변동 될 가능성)
3. 사용자가 카테고리 항목의 변화를 예측할 수 없어 역시 혼란을 야기할 수 있다.
와 같은 문제가 생길 수도 있을 것 같다.
1-4. 자주 찾는 항목만 찾게 될 수도 있다.
카테고리를 개인화하여 유저에게 Fit한 UX를 선물하는것은 좋다.
하지만 유저가 카테고리를 선택하는데 있어 시간이 줄어드는 것이 무조건적인 이득은 아닐 것이라고 생각한다.
유저가 원하는 카테고리를 탐색하는 동안 다른 카테고리를 방문할 수 있는 확률이 존재하지만,
유저가 원하는 카테고리를 우선적으로 보여주면 빠르게 의사결정을 마치고 목적지에 도달하기 때문이다.
즉 다양한 카테고리를 방문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해 개인화를 하지 않았을 수도 있다고 생각한다.
2. 카테고리를 왜 개인화하면 좋을까?
그럼에도 불구하고, 유저 친화적이며 편리한 UX를 지향하는 당근에게 유저에게 Fit한 UX는 포기할 수 없는 요소일 수도 있다.
일반적으로 우리는 무언가를 탐색할 때 무의식적으로 '좌상단' 부터 탐색한다.
아마 왼쪽부터 읽는 한글의 영향일 수도 있다.
그러므로 카테고리의 경우에도 좌상단에 위치하는 항목부터 눈길이 갈 수밖에 없고
탁월한 UX를 위해서는 유저가 자주 방문하는 항목을 좌상단에 올려 둘 필요가 있다.
자주 찾는 항목을 가장 우선적으로 탐색하는 위치에 올려두는 것이다.
이는 곧 사용자에게 '편리함' 으로 직결될 수 있다고 생각한다.
3. 어떻게 타협해볼 수 있을까?
사용자가 내근처 탭 최초방문시, 카테고리가 커스텀 가능함을 알려주는 모달을 띄우고, 수정 혹은 창을 닫을 수 있는 선택지를 준다.
창을 닫아도 언제든 커스텀이 가능함을 알려줌으로써 사용자로 하여금 창을 닫는데 느끼는 부담감을 줄여줄 수도 있다.
기존 중고거래에서 사용하던 '중고거래 카테고리 설정' 과 유사한 플로우를 적용해 설정 탭에서 언제든지 커스텀이 가능하도록 구현한다.
이렇게 될 경우, 개인별로 카테고리 순서를 저장해야한다는 문제점이 발생할 수도 있다.
하지만 카테고리 순서를 묶은 문자열 하나를 가지고, 그것을 배열로 풀어서 앱단에서 재배치한다면 DB의 큰 소모 없이 가능할 것 같다.
ex) "2-1-4-3-5" 와 같은 문자열로 순서를 DB에 저장 후, 앱에서 "-" 를 기준으로 잘라내어 배열로 만들어 사용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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